노태우 정부 때의 일이다.

UN 총회에서 한국 대통령이 최초 연설하는 일이 벌어졌다.

이를 축하하는 부대행사로 카네기홀에서 국악공연이 기획되었다.

문제는 날짜가 15일밖에 안 남았는데 공연장 사용 교섭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악에 생소한 미국 뉴욕 시민들을 어떻게 끌어올 것인가 하는게 큰 문제였다.

 

다급해진 한국 정부는 체면 몰수에 염치 불구하고 서울 대치동 서울부활의교회 한만영 목사님에게 S.O.S. “목사가 어떻게 정부 일로 교회를 떠납니까이의에도 상관없이 반강제로 떠맡겼다. 한 목사님은 영어 설교가 가능하신 분으로 서울 음대 교수에 국립국악원장도 역임하셔서 국제적 행정처리 능력에 의문 없어 문화부장관으로도 입각 제의가 있었던 분이었다.

 

당신이라면 어떻게 해내겠습니까?

 

 

(정답)

 

한 목사님은 그냥 뉴욕으로 날라가셔서 아시아학회 회장님에게 도움을 청해 뉴욕 주요 신문 등 언론매체 예술담당 기자들과의 오찬을 가까스로 마련하였다.

문제는 회장님 말씀이 닥터 한! 기자들을 오찬에 데려오는 것 까지는 어떻게라도 해보겠지만 당신이 발언할 기회는 식사 끝날 무렵 디저트요리 서빙 때 ‘5외에는 일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. 약간이라도 더 길어질듯하면 다들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갈 겁니다.” 한국처럼 밥 한끼 사준답시고 처음부터 손님들 물고늘어져 장광설 피곤 끼치기를 예사로 하는 무례는 선진문명사회에선 세상 어디에도 없고 밥값내는 스폰서는 디저트코스 때에 잠깐 숏 스피치 하는게 국제 관례이다!

 

국악에 완전 무지한 미국사람들에게 ‘5분내설명을 마쳐서

몇 일 뒤 카네기홀 한국예술단의 사전홍보없는국악공연에 뉴욕시민들이 꼭 와서 감상해보라고

강추 평론을 쓰게 한다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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당신이라면 어찌하겠습니까?

 

드디어 디저트 타임이 돌아왔습니다.

 

닥터 한! 5분이야. 5!”

방금 소개받은 닥터 한입니다.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5분이므로 이에 맞는 50년 전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. 2차 세계대전 종전 5주년 무렵 일본정부는 과거 일본제국에서 침공한 국가들  국민들과의 화합 차원에서 범 아시아 오케스트라 단원 모집 공연을 기획 준비하였습니다. 한국에서도 심발 주자 한 사람이 뽑혔는데 이 사람은 곡이 끝날 무렵 딱 한 번만 치는 단역임에도 불구하고 영광과 긍지 가운데 열심히 연습하였습니다. 마침내 공연일이 다가와 이 사람은 자기가 살던 한국의 소도시 주민들의 열렬한 환송행사를 받으며 일본 도쿄로 출발했습니다.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. 그러나 이 가련한 심발 주자는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.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심발을 하고 쳐야 할 대목에서 못 치고 그냥 넘어가버린 겁니다. 지금 저는 그때의 한국인 심발 주자와 똑 같은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.”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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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자기 와하하하핫하고 폭소들이 터져 나왔지요.

이 때 기자들 중에 좌장 격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예술담당 대기자가 벌떡 일어났습니다.

여러분! 방금 닥터 한의 스피치 내용 모두 다 잘 들었지요. 지금으로부터 자리 뜨는 놈이 있으면 알아서 해. 반 죽여놓을 테니. 닥터 한!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 설명 계속하십시오.”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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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분 바둑 초치기식 제한시간이 수십 분 무제한 특혜로 반전되고……

몇 일 뒤 카네기홀 국악공연은 뉴욕시민 입추의 여지없이 만석으로 성공하였다!

 

감사합니다. 한 목사님!

 

 

 

이상 와인대사 안경환 말씀드렸습니다.

 

 

Posted by 와인대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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